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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중부일보] '100년의 역사' 4대째 안성주물 이어온 김성태 사장
    작성자 허회욱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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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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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819

    산업화로 압력밥솥에 밀린 가마솥...미니가마솥으로 편리함·밥맛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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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태 안성주물 대표(왼쪽)와 김종훈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5호 주물장이 공장에서 작업을 하고있다. 사진=안성주물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5호 주물장 전수자 김성태(52)씨는 4대째 안성주물을 경영하고 있다. 안성주물을 처음 시작한 때는 1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0년 당시 김 대표의 증조부 김대선씨는 충북 청원에서 안성으로 옮겨 가마솥 터를 잡았다. 당시 안성은 놋쇠로 유명해 김씨는 유기공장에서 놋쇠 다루는 일을 하다 독립가마솥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무쇠로 쟁기를 만들고 소죽솥을 만드는 일로 안성주물의 역사를 시작했다.

    #끈기와 오기로 부도 이겨내고 4대째 가업 지켜내

    증조부에 이어 김대표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안성주물을 이어받아 주물장의 삶을 이어갔다. 주물장의 일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매일 20kg 상당의 쇳물을 녹여 가마솥 틀에 붓고, 틀에서 가마솥을

    리하는 작업을 해야한다. 증조부,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김 대표가 이 일을 물려받았다. 여름에는 더운 낮 시간 전에 일을 끝내기 위해 새벽 4시부터 쇳물붓기를 시작한다.

    그가 가마솥 만들기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가마솥을 만드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봤을 때이다. 사실 김씨는 주물공장 대표인 아버지의 사업실패를 여러 번 지켜봤다. 어음부도를 여러번 겪었고 공장이 다른 이에게 넘어갈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김 대표는 여러번 휘청거리는 주물공장을 보면서 이 힘든 일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여러번 결심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대학원 진학과 다니던 회사에서 해외발령이라는 두 가지 기회가 한꺼번에 찾아왔다. 행복한 고민을 하기 위해 집에 내려간 김 대표는 아버지가 공장 안에서 가마솥을 만드는 뒷모습을 봤다. 일생을 가마솥에 바친 아버지가 계신데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해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이 짠해졌다.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고생했지만 가업을 잇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버지때 공장 부도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적이 많았다. 공장이 넘어가면 다시 빚을 내서 운영하고 채권단한테 공장을 빌려 운영하기도 했다. 가업을 잇기 전에도 계속해서 아버지를 도와드리긴했는데 대학원 진학과 해외 발령을 놓고 고민할 때 이제 나가면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한평생 전통가마솥의 끈을 놓지 못하시고 한 길을 걸어오신 아버지가 눈에 아른거렸다. 이때 아버지의 길을 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만 고집한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던만큼 내 손으로 주물공장을 제대로 경영해 성공시켜야겠다는 오기가 컸다. 아직도 임대로 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끝까지 해볼 생각이다. 요즘 중간에 포기하는 청년들도 많고 경제가 어려워 사업하는 분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끝장을 보겠다는 끈기로 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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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과 현대의 결합으로 위기 극복해


    1970년대 새마을운동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은 전통가마솥에 위기를 가져왔다.

    ―현대화·산업화로 주물공장에 어떤 위기가 있었는가?

    “경제성장 속도 빨라지면서 아파트가 들어서고 개인주택도 입식부엌으로 바뀌면서 있던 가마솥도 버리더라. 버튼 하나 누르면 밥이 되는 압력밥솥이 쏟아져나오는데 누가 무거운 솥을 쓰겠나 싶었다. 급격한 산업화에 저희 전통가마솥은 반비례해서 몰락했다.”

    ―어떤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했는가?

    “사람들은 편리한 제품만을 선호하는데 더이상 전통가마솥으로는 경쟁력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이때 개발한 것이 미니가마솥이다. 핵가족의 편의에 맞게 크기를 축소한 가마솥은 가스레인지에서 조리할 수 있는 편리함과 가마솥 고유의 밥맛 두가지 토끼를 잡았다. 이때부터 무조건 전통만을 고수하기보다는 사용자의 편리성을 생각하게 됐다.”

    당시 미니가마솥은 그야말로 붐을 일으켰다. 현대화 흐름에 발맞춰 핵가족을 겨냥한 상품으로 김 대표의 아내인 허회욱(47)씨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어느 정도 산업화가 진행된 후 가마솥 밥맛을 잊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미니가마솥을 찾았던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일상에서도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전통가마솥 제품이 생겨났다. 안성주물에는 미니가마솥 이외에도 실생활에서도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소형 뚝배기, 무쇠냄비, 전골냄비, 스테이크판, 궁중프라이팬 등의 주물제품이 있다.

    하지만 문제점이 또 발견됐다. 가마솥 뚜껑이 가마솥 밖으로 나와 물이 종종 끓어 넘쳐 불이 꺼지곤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과거와는 달리 불이 꺼질까봐 가마솥 앞에서 지켜볼 여유가 없었고 물이 끓어올라 흐르는 것에 불편을 느꼈던 것이다.

    이때 미니가마솥 뚜껑 구조를 바꾸자고 제안한 이는 허씨였다. 물이 끓어 넘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마솥 뚜껑이 가마솥 안쪽으로 들어가게 해 밥을 할 때 물이 끓을 때 넘쳐흐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편리성을 가미한 가마솥뚜껑은 실용특허를 받았고 지금까지도 안성주물의 든든한 효자상품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허씨는 김 대표와 결혼한 후 직장을 그만두고 안성주물에서 남편의 일을 거들었다. 누구보다 가마솥을 가깝게 두고 사용했기에 불편한 점을 잘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해결책도 생각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전통 명맥을 잇는 장인정신으로

    안성주물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통용광로를 사용해 가마솥을 만들고 있다. 포스코에서 선철을 구입해 전기용광로가 아닌 전통용광로에서 주물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주물공장은 안성주물 말고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이 전기용광로를 이용해 만들고 있다. 전기용광로에서는 중금속이 섞인 고철을 녹이기도 하지만 전통용광로에서는 선철만을 쓰고 있다. 재료와 용광로에서 제품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다.

    안성주물은 전통용광로로 만든 가마솥 가격을 4년째 올리지 않고 있다.

    재료값이 인상했지만 덩달아 가격까지 올리면서 돈벌이를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재료비, 인건비가 오르면 가마솥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영업비, 광고비를 줄이고 본인이 직접 가마솥 제작현장에 참여해 인건비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는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주말에도 나와 일을 하고 있었다.

    영업이나 홍보를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오는 손님들은 늘어나고 단골들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인터뷰 도중에도 여러 명의 손님들이 와서 미니가마솥과 제품들을 보러오기도 했고 부산, 대구, 춘천, 순천 등 각지에서 주문이 들어왔다.

    김 대표는 그동안 가마솥은 일개 시장에 나오는 상품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이어져 온 비결에는 전통과 역사를 이어왔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전통가마솥의 유일무이한 전통과 역사를 이어나갈 전수자를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지금 시대에서 가마솥은 일이 힘들고 전망이 없다는 편견 때문이다.

    ―전수자가 없다는 것이 새로운 위기가 될 수도 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대부분 사람들이 자식에게 힘들고 궂은 일을 시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극복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힘 닿는데까지 이 기술을 전승할 것이다. 혈연이 아닌 누구라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있으면 다 가르쳐 주겠다.”

    가업을 물려받은 것에 대한 후회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후회가 없다고 했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다면 혼자서만 행복했겠지만 가마솥을 만듦으로써 가문의 역사를 잇고 국가의 문화도 계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가마솥 밥맛이 좋다며 계속 만들어달라는 말을 할 때 의미있고 보람된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최영지기자/cy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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